경기도 파주 탄현면에 있는 '헤이리 예술마을'.
처음 이곳을 방문하는 이들이 100여 개가 넘는 건물을 돌아보기는 물리적으로 힘들다. 그래서 첫 방문이라면 지도를 따라 헤이리 예술마을을 크게 한 바퀴 돌아보는 것을 추천한다. 무턱대고 아무 곳이나 들렀다 가는 낯선 분위기와 입장료 때문에 데이트를 망칠 수 있다. 가볍게 걸으면 한 시간 정도 소요된다.
실속 커플들에게 두 남자가 추천하는 코스는 바로 무료 입장이 가능한 '못난이 유원지'이다. 헤이리 4번 게이트로 들어오면 낡은 포니 승용차가 놓여있는 못난이 유원지를 만날 수 있다. 지하에 있는 못난이 유원지에서는 추억이 깃든 물건들을 볼 수 있다. 기본 입장료가 없어 헤이리를 찾는 사람은 누구나 한번 쯤 들리는 곳이기도 하다.
무료 체험관 내에서는 어릴 적 문방구에서 사서 먹던 불량식품(?)을 구매해 맛볼 수 있다. 단 가격이 우리가 어릴 적 사 먹던 금액이 아니니 적당한 선에서 맛만 보는 것이 좋겠다.
못난이 유원지 내엔 옛날 물건 박물관이 있는데 이곳도 2,000원을 내고 입장하는 유료 관람코스다. 두 남자가 돌아보니 한 번쯤은 돌아보며 향수를 느껴볼 만했다. 그래도 부담스럽다면 못난이 유원지 관람으로도 충분할 듯하다. 그밖에 2층에는 어린이가 좋아하는 체험공간이, 3층에는 커플들이 즐길 만한 체험공간도 있다.
헤이리를 걷다 보면 인사동 쌈지길에서 본 듯한 건물을 만날 수 있다. 이곳은 더 스텝(The Step)으로 도자기, 가구, 수공예품 등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직접 살 수 있고 작가들의 공방 작업을 직접 관찰할 수 있다. 게스트 하우스가 있어 숙박도 가능하다.
이 건물에선 또 '뜬금없이 만화방'이 눈길을 끈다. 가족동 2층에 자리한 이 만화방은 한눈에 보아도 범상치 않은 포스를 풍기는데 실내엔 추억의 만화로 가득 차 있다. 두 남자는 만화방 주인이자 만화가인 하민석 화백을 만나 '뜬금없이 만화방'의 정체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.
사실 이곳은 생긴 지 꽤 된 다른 만화가의 작업실 겸 가게였다. 하민석 화백이 최근 가게를 이어 받아 리모델링 중이었다. 과거 작업실 느낌이 강했던 공간을 누구나 만화가의 모습을 보고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꾸는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. 80년대와 90년대를 장악했던 만화에서부터 최신 만화까지, 많지는 않지만 엄선된 작품을 갖춘 만화방에서 추억 쌓기를 하는 것도 즐겁겠다.
그밖에 아기자기한 실내장식용 소품들을 관람하고 구매할 수 있는 '베리베리' 또한 더 스텝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방문 코스다. 베리베리 가계 안은 수제품에서 공산품에 이르기까지 남성보다는 여성들이 좋아하는 물건으로 가득하다. 그녀가 귀여운 소품들에 빠지기 시작하면 쉽게 상점을 떠날 수 없으니 유의해야 한다.
두 남자가 정신없이 헤이리를 한참 돌다 보니 다리가 아팠다. 여기에는 아기자기하고 다양한 커피숍이 많다고 하던데 두 남자가 찾기엔 너무 어려웠다. 헤이리를 방황하던 끝에 테라스와 난간이 멋진 커피숍을 발견했다.
적잖은 규모의 커피숍은 식당과 함께 운영되는 유나(UNA). 솔직히 커피 맛을 잘 모르는 두 남자가 이곳에 끌린 이유는 탁 트인 전망 때문이었다. 헤이리 가운데 자리 잡은 채 1층과 2층 모두 외부로 연결 돼 있어 주변 풍경을 즐기며 커피를 마실 수 있다. 가격은 저렴하지도, 비싸지도 않은 중간 정도.
이곳의 하이라이트는 2층에 발코니 끝에 있는 흔들의자에 앉아서 커피를 마셔보는 것. 정면으로 보이는 헤이리를 보며 커피를 마시는 것은 이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권이다.
커피맛을 즐기는 커플들에게는 커피를 직접 로스팅하고 수제 초콜릿 쿠키를 맛볼 수 있는 '커피 공장'을 추천한다. 헤이리 더스텝 작가동에 위치한 커피 공장에서는 하루에도 몇 번 직접 수입한 고급 생두를 매장에서 로스팅해 신선한 커피를 제공한다.
커피공장의 또 다른 인기 메뉴는 바로 초콜릿 칩이 가득한 수제 쿠키다. 큼직한 크기에 한눈에 봐도 먹음직스러운 쿠키는 쌉쌀한 커피맛과 어울려 멋진 조화를 이뤄낸다. 쿠키만 사러 오는 사람도 많다. [내레이션 : 강종민]